누구를 위한 끝장승부인가?

프로야구 2008/09/04 01:12 posted by 넥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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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3일 잠실경기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한화의 정규리그 주중 2번째 경기에서는 야구사에 족적을 남길만한 사건이 기록되었다. 5시간 45분이라는 최장시간 경기 기록을 깨고 5시간 53분동안 혈투를 벌이며 두산이 한화를 상대로 1:0으로 신승을 한 것이다. 이 날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나 경기장에서 끝까지 함께한 관중들 심판진 중계진 그리고 끝까지 경기를 TV로 함께한 시청자들에게도 이 경기는 정말 힘겨운 한판이었다.

   올해 개막 전 KBO는 관중들에게 좀 더 재미있는 경기를 선사하겠다는 취지의 일환으로 이른바 끝장승부제도를 도입했다. 일부 감독 및 일선의 지도자들은 한국의 경기 환경에서는 힘들다는 의견과 함께 이를 반대했지만 단장들로 이뤄진 이사회는 이를 통과시키며 걱정과 우려 속에 2008 프로야구는 개막되었다.

   지난 6월 12일 목동에서는 히어로즈와 KIA의 경기가 펼쳐졌다. 이 날은 비로 경기가 계속해서 지연되면서 경기는 한국프로야구 역사 27년에 처음으로 1박 2일 경기라는 진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이 날 경기는 12시 50분이 다 된 시간에 끝났고 총 소요시간 6시간 17분 총 경기시간 5시간 22분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이 날 경기가 끝나고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을 위해서 부산으로 원정이동을 해야 했던 히어로즈는 예상대로 3일동안 매경기 2, 3점을 내는 빈타속에 3연전을 모두 롯데에게 헌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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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경기에서도 한화는 7명의 투수를 내는 총력전을 펼친 끝에 경기를 내주면서 4위싸움에 불똥이 떨어졌으며 올림픽 브레이크 이후 1승만 거두는 빈타속에 당장 주말에 있을 삼성과의 3연전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무엇보다도 이날 마지막 투수로 나온 안영며의 경우에는 4.1이닝 동안 80개에 가까운 투구수를 기록하면서 선발투수 못지않은 투구를 하고도 패전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그럼 이제 끝장승부에 대해서 한번 얘기해보자. 과연 이것이 관중들과 팬들을 위한 승부인가? 이승엽도 인터뷰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고교야구단 60개에 얕은 선수층으로 이루어진 한국야구에 고작 8팀밖에 없는 프로야구단. 부상 선수가 한명 발생하면 팀은 연패를 거듭하는 현실에서 끝장승부는 경기장에 찾아간 몇몇의 관중에게 특히 승리팀의 팬에게 승리라는 큰 선물을 안겨줄지는 모르지만 이어지는 경기에서 졸전을 초래하면서 결론적으로는 팬과 선수들에게 악순환만 가져다 줄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날 펼쳐진 두산과 한화의 18회 연장승부는 과연 명승부라고 할 수 있을까? 길어지는 경기 시간속에 선수들은 점차 집중력을 잃어가고 결국은 2경기를 하는 것과 같은 긴 승부속에 결승타는 결국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선수도 타자도 지친 상태에서 아마도 예상된 승부였는지도 모른다.

   아마 오늘 이후 KBO는 끝장승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엔트리는 줄이고 빡빡한 일정에서 끝장승부는 결국 모두에게 불리한 어거지 탁상행정일 뿐이다. 차라리 IBAF가 올림픽에서 채택한 승부치기 승부를 15회이후에 펼치는 것이 훨씬 나아보인다. 경기를 끝까지 봤던 나는 지친 선수에게 차라리 30분 휴식이라도 주고 싶었던 심정이었다.
   

10 11 12 13 14 15 16 17 18 R H E B
한화 0 0 0 0 0 0 0 0 0 0 5 1 3
두산 0 0 0 0 0 0 0 0 1 1 8 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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