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7) -- 질문하는 사서
미국의 다른 직장인들처럼 저희 사서들도 1주일에 5일을 근무합니다. 하지만 저희들의 직장인 도서관은 독립기념일이나 추수감사절같은 몇 몇 큰 명절을 빼고 거의 연중 무휴로 개방합니다. 도서관이 여는 날은 참고봉사대 역시 개방을 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사서들이 돌아가며 주말이나 휴일 근무를 합니다. 물론 평일 저녁 시간에도 밤 9시까지 참고봉사대에서 사서들이 근무를 하지요. 이것 역시 사서들이 돌아가며 근무를 하고 이런 가외 근무 시간만큼은 다른 날 쉴 수가 있습니다.
이번 학기 들어서 최초의 주말인 지난 주 토요일 날 저는 참고봉사대에서 오후 시간을 보냈습니다. 화창한 8월의 마지막 주말에 일하러 오기는 싫었습니다. 이어지는 월요일이 노동절 휴일이라 주말에 근무를 하지 않으면 사흘의 긴 연휴가 되는 셈이지요. 그래서 이런 노동절 연휴에 근무를 하는 대신 저는 추수감사절을 전후한 날들이나 크리스마스 이브 등 다른 휴일에는 근무가 제외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이런 휴일 근무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날은 도서관에 있는 것이 참 좋습니다. 도서관이 진짜 조용해지니까 그렇지요.

하지만 지난 주말은 그리 조용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평일에 비해서는 적었지만 그래도 학기 초라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을 찾았고 부지런한 친구들은 벌써부터 과제를 들고 참고봉사대를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근무가 끝나갈 무렵인 오후 5시 경이되어서 한 통의 전화가 참고봉사대로 걸려왔습니다. 제가 전화를 받아서 "참고봉사대입니다" 하고 말을 하자마자 갑자기 반대편 전화기에서 기침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뭐라 말 할 새도 없이 시작된 기침은 한 1-2분 가량 계속되더군요. 그러다가 목을 가다듬고 "거기 도서관이지요?"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연세가 많은 할머니의 목소리였습니다.
"미안해요. 알레르기 때문에 생긴 기침이니 전염은 되지 않을거예요."
"다행히 전화네요.^^"
"아 참, 그렇지. "
부드럽게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전화를 걸어오신 분은 올바니 인근의 작은 마을에 사시는 할머니셨는데 한 가지 특이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 할머니의 질문은 이랬습니다. 오클라호마 주의 한 도시에 있는 어떤 교회에서 자꾸 자기에게 우편물을 보낸다. 성경과 하느님의 말씀에 대해 참 좋은 글들을 보내주는데 이 교회의 교파가 좀 의심(?)스럽다. 혹시 이 교회가 어떤 교파에 속하는지 알 수 있겠느냐는 것이 질문의 요지였습니다. 다행히 그 교회는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었고 그 홈페이지를 통해 교파를 쉽게 확인할 수있었습니다.

질문에 답을 해 드리며 왜 이런 질문을 대학 도서관의 참고 봉사대에 물어보셨을까 궁금해지더군요. 하지만 그 연세의 어른들 중에는 도서관에 오면 모든 궁금증을 풀 수 있다는 믿고 계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이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틀린 생각도 아니지요.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이 대학 도서관이기는 해도 이런 식으로 일반인들이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어쨌든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고는 전화를 끊으려는데 그 분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궁금증을 풀어줘서 고맙워요. 젊은이(^^). 그런데 어디서 오셨나. 말투를 들으니 이 곳 사람은 아닌듯 한데."
"한국에서 왔습니다."
"멀리서 왔구랴. 잘 왔소. 우리 부모님들은 부다페스트에 사셨는데 일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으로 이민을 오셨지요" "예. 그러셨군요. 가보지는 못 했지만 부다페스트는 참 아름다운 도시라고 들었습니다."
의례적으로 드린 말씀이었는데 부다페스트에 대한 저의 말이 씨가 되었나봅니다. 저의 말을 들은 할머니의 목소리가 갑자기 활기를 띠면서 이어졌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살아서 젊은이의 말을 들었더라면 정말 기뻐하셨을 거예요. 생전에 늘 부다페스트가 지구 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이렇게 시작된 할머니의 이야기는 칼과 가브리엘라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오신 할머니의 부모님들께서 찰스와 엘라라는 미국식 이름으로 개명한 이야기로 이어졌고 이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던 할머니의 오라버니와 가족들의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결국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하고있는 할머니의 손자 이야기에 가서야 비로소 끝이 났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쉬지 않고 말씀을 계속하셨고 저는 "음,...그러셨군요. ..흥미롭습니다. .. 저런... 대단합니다." 등등의 추임새와 함께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행히 토요일 오후였으니 그렇게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드릴 여유가 있었지 평일이었으면 중간에서 말을 끊었어야만 했을 겁니다. 이야기를 마치신 할머니께서는 질문에 대한 답도 고맙고 특히 늙은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더 고맙다고 하시고는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같이 참고 봉사대에서 근무를 하던 인턴 A양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저를 보면서 도대체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궁금해했습니다. A 양은 이제 도서관학과 대학원의 3학기 째를 다니고 있는 학생인데 지난 주부터 참고 봉사대에서 실습을 하고 있는 중이지요. 그래서 대강 상황을 설명해 주고 마침 좋은 기회다 싶어 참고 봉사대에서 근무하는 사서의 일과 자세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폼 좀 잡았지요.^^)

흔히 참고 봉사대에서 일하는 사서들은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상당히 많은 종류의 질문들이 그 자리에서 참고자료들을 찾아 보고 답을 줄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 하지만 사서들이, 특히 대학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들이 많은 시간을 들여 신경 써서 대답하는 질문들은 이용자께서 찾고 있는 대답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알려주어야 하는 그런 질문들입니다. 저희 도서관에서는 이와 같은 질문 거리를 가진 이용자들을 위해 개별 면담을 하기도 합니다. 한 시간 정도 사서와 함께 앉아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이용자께서 찾으시는 정보를 같이 찾고 또 그 정보를 발견하는 길을 가르쳐드립니다.

그래서 이런 개별 참고 봉사 상담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능력 중의 한 가지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 말 속에서 이용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부생은 물론이고 이제 막 대학원 과정을 시작한 대학원생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많은 경우, 이용자들께서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제대로 표현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주에 저와 면담을 했던 월터 아저씨가 그랬습니다. 월터 아저씨는 30년 이상 지역 흑인 사회에서 각 종 사회 운동을 이끌어 오고 있는 대단히 활동적인 분입니다.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을 하여 사회복지학과 Africana Studies 를 같이 전공하고 있는데 그 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빨려듭니다. 최근 이 분의 고민은 대학원 과정을 하면서 기말에 제출해야 하는 각 종 보고서들인데 제가 보았을 때 월터 씨는 보고서가 아니라 몇 권의 책을 펴내도 좋을 만큼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분의 보고서 주제와 관련한 상담을 하며 제가 주로 하는 일은 그 분의 말을 듣고 그 가운데에서 연구의 테마가 될 만한 부분이 언급되면 그것에 대해 좀 더 세부적인 질문을 하는 겁니다.그리고 그것과 관련하여 제가 접한 다른 연구 성과들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 월터 씨의 경험과 연결을 시도합니다. 물론 이것은 사학과에서 구술사 관련 수업을 들으며 터득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사서로서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속에서 중요한 키워드를 이끌어내는 습관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용자들과의 개별 참고 봉사 상담에서는 사실 제가 더 질문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대답을 들으며 또 다른 질문을 떠올리고 그 대답들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는 길과 힌트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지난 주에 만난 월터 아저씨와 대화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경험이 풍부하신 분이라 제가 하는 질문들에 대답을 하시면서 스스로 또 생각을 하시고 답을 찾아가시더군요. 대부분의 학생들과도 이런 방식으로 대화하다 보면 결국 스스로 답을 찾아 냅니다. 그런 의미에서 참고 봉사대에서 일하는 사서가 하는 일은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일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힌트를 가지고 다른 정보들을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정보 중개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한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 도서관 사서이지만 이 일을 통해 월급 이상의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직업이 사서이기도 합니다. 월터 아저씨는 제가 일러준 몇 편의 논문을 통해 이번 학기 기말 보고서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었지만 저는 아저씨의 경험으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비단 경험이 많은 월터씨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제가 사서라는 이 직업을 좋아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한 가지가 바로 이것입니다. 돈을 주고도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돈을 받으면서 배우고 있으니 말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솔직하게 마음을 열어놓고 나누는 대화는 사회 어디에서나 필요한 일이지요. 상대의 잘못을 비난하거나 억지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사심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상대에게 하는 이런 허심탄회한 대화는 남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성장을 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남의 말을 들으면서도 많은 것을 배우지만 자기의 생각을 남에게 말함으로써 다시 한번 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자기에게 모자라는 부분을 느끼며 그 부분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도 이러한 대화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큰 부담없이 솔직하게 적어나가고 또 다른 사람들이 그 글을 읽고 올리는 덧글을 통해 자신이 미처 하지 못 했던 생각을 발견할 수 있으며 자신에게 모자라는 부분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올린 글에 대한 잘못과 실수를 지적하는 방문자들은 정말 고마운 분들이지요. 그런 분들이야말로 나의 글을 가장 차근차근 읽어주고 또 시간과 정성을 들여 잘못을 지적해주는 분들이니 말입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두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상대의 말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합니다. 설사 상대의 말이 잘못되었고 내가 하는 말이 맞다고 생각되더라도 억지로 그것을 고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 " 그래, 그 말도 일리는 있는데 나는 이렇게 생각해." 하는 식으로 대화를 이끌어 간다면 상대방도 비록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느끼는 것이 있을 겁니다.

결국 이 말을 블로그 세계에 적용한다면 글을 올리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모두 동등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인간인 이상 대화에 나선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어느 한 쪽이 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정밀한 논리로 남들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러한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 그 사람이 비난당하는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좀 더 건설적이고 따뜻한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죽을 때 까지 배우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제대로된 대화는 그러한 배움을 계속하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지요. ... 이런... 참고봉사대에 걸려온 한 할머니의 전화에 대해 이야기하려던 것이 왜 이렇게 길어졌지요? ^^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Clio | 2008/09/03 12:27 | 도서관 이야기 | 트랙백(2) | 덧글(38)
트랙백 주소 : http://cliomedia.egloos.com/tb/204486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z at 2008/09/03 16:37

제목 : 도서관에서 (7) -- 질문하는 사서
사서 라는 직업을 동경하는 사람을 몇명 만난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서라는 직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기도 했었고 관심조차 없었는데 이 분의 블로그를 보다보면 저 역시 사서라는 직업을 동경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딘가 있는 도서관에서 좋은 책을 추천해주는 사서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공상까지 해봅니다 ㅎㅎ ...more

Tracked from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at 2008/11/05 15:11

제목 : 발굴! 숨은 보석 같은 나만의 추천 블로그 모음
블로그는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투영한다. 블로고스피어를 헤매고 돌아다니다 보니 생각지 못한 곳에서 주옥 같은 블로그를 자주 만나게 된다. 어쩌면 그리도 하나 같이 내공 100단의 멋진 블로그들이 많은지 정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혼자 보기 아까운 내 RSS의 '관심사' 폴더의 주옥같은 블로그를 소개한다. 블로그 마케팅의 대상이 아닌 진정한 나 자신에게로 몰입하고 있는 개인 블로그들이 아름답다. Cliomedia 미국 대학 도서관 사서의 ......more

Commented by synergy33 at 2008/09/03 13:31
이 사이트에 오면 사서라는 직업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요...
고맙습니다. 오늘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사서가 해야할 일을 만나게 해주셨었요..
아직 정식 사서는 아니지만 미래의 저에게 도움이 될 말씀이었어요...ㅎㅎ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37
이런 일들은 사서가 하는 많은 일 중의 하나이지요. 도움이 되었다니 반갑고 또 기쁩니다.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08/09/03 13:37
대단하십니다. 노인분들 이야기 듣고 있으면 참 지겨운데. 착한 일 하신 겝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38
좀 그런 면도 없지않아 있지요. 하지만 한국에 있을 때부터 친척 어른들로부터 단련된 일이라..^^
Commented by 김슬기 at 2008/09/03 13:45
:) 힘들 때마다 Clio님의 블로그에 와서 마음을 다잡습니다.
이번에 올려주신 글도 많은 것을 생각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래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40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니 참 반가운 말씀입니다.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 중의 한 가지가 바로 그런 것이지요.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는 것, 그것을 통해 방문하시는 분들도 새로운 생각을 하실 수 있고 글을 올리는 그 과정이나 달아주신 덧글을 읽으며 저도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지요. 그런 면에서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9/03 14:21
제가 공부한 교과서는 아닙니다만, 예전 교과서에 실렸던 글이 떠오르네요.

어떤 아이가 집에 혼자 있다 다쳐서 난생 처음으로 전화를 걸었는 데, 전화교환원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그 때부터 자주 전화통화를 해요.
나이를 먹으면서, 어느 새인가 더 이상 전화를 하지 않게 되요.
어느 날 그 때의 추억이 떠오른 청년이 된 아이는, 다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 봅니다.
정겨운 목소리가 들려서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만나기를 약속하지만, 교환원은 세상을 뜨죠.

Clio님도 그런 교환원 같은 분일 거예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44
세상을 뜨고 싶지는 않은데 말입니다.^^ ... 질문에 대한 정확한 대답을 해주지는 못해도 때로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질문하시는 분들의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풀리는 경우도 있더군요. "아휴.. 정말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오셨군요."하는 말 한 마디에도 답답하던 마음이 풀어지는 이용자를 보았습니다. 물론 사서가 상담가는 아니지만 때로는 그런 역할도 하게 되더군요. 그렇게 해서 답답하던 마음이 조금 풀리고 나면 답도 쉽게 보이는 경우도 있구요.
Commented by polarnara at 2008/09/03 15:07
정확히 묻기 위해서는 일단 먼저 듣는 자세가 중요하더군요 :)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45
그렇지요. 일단 듣고 상황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니까 말입니다.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9/03 17:03
대단하십니다;;; 그런 일도 흔하지는 않겠지요? 친절하게 답변해주신 clio 님이 굉장하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좋은 사서로 계시길 :)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47
당연하지요. 흔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특히 참고 봉사대에서 근무하다 보면 이렇게 흔치 않은 일이 '자주' 일어나지요. 오래 일한 사서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누구나 자신 만의 "흔치 않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Commented by 함부르거 at 2008/09/03 17:05
좋은 일 하셨네요. 그 노인분이 얼마나 좋아하셨을 지 눈에 선합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47
나중에 제가 나이가 들어서 그렇게 옛날 이야기를 하더라도 들어주는 젊은이들이 있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잉드 at 2008/09/03 17:58
안녕하세요 Clio님.
마이크로탑텐 서비스를 이용한 뉴스레터 "블로고스피어는 지금!"을 발행하는 잉드 입니다.
9월 3일자 "블로고스피어는 지금!"에 Clio님의 포스트가 소개되었습니다 ^^
좋은 포스트 감사드리고 트랙백 쏘고 갑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47
트랙백 감사드리고 또 소개해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나아가는자 at 2008/09/03 20:04
음... 그러고 보면 저는 대화보다는 제 신념에 너무 갇혀서 살았던거 같아요. 저도 대화하는 방법을 익히고 싶군요. 그런데 사학과에서 하는 구술사수업때 상대방의 말에서 키포인트를 얻는 방법을 터득하셨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수업이었는지 궁금하네요. 저도 구술사에 대해서 흥미가 좀 있는 편이거든요. 흥미로운 수업에서 필요한 것을 얻는다면 그것또한 좋은 것이겠죠.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51
구술사 실습이지요. 특정한 테마를 정하고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합니다. 그리고 그 인터뷰를 바탕으로 최종 보고서를 내는 수업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인터뷰하는 요령 등을 배우지요. 중요한 것은 그 수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실제 인터뷰를 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긴장이 되어도 여러 명을 인터뷰하다 보니 나름대로 터득하는 것이 있더군요. 혹시 궁금하시다면 역사 이야기 카테고리에 들어가 보십시오. 관련 글타래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Commented by 블랙체리 at 2008/09/04 09:46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51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8/09/04 14:34
회사 자료실 등에서 이용자를 위해 차나 커피 등을 준비하는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지요.^^; 가끔 보면 작은 도서관이나 자료실은 수다방(?)이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덕분에 사서들은 조직내 최강의 정보통이 되곤 합니다. 하하;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53
동감입니다. 대학 도서관에서도 주제 전문 사서들은 담당 학과의 소식에 정통하지요. 누가 무슨 연구를 지금 진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수업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학생들과 교수님들을 모두 만나다 보니 중간에서 적절하게 조정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정보통이 되는 것은 확실하지요.
Commented by 리나n버섯 at 2008/09/04 22:30
수업시간에 말로만 듣던 참고봉사가 외국 도서관에서는 실제로 있다고 생각하니.... 부럽습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55
제가 생각하기에 참고 봉사는 도서관 서비스 중에서도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목록이나 수서 등 다른 업무가 덜 중요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보가 필요한 이용자들과 이야기하며 문제를 해결한다는 면에서 도서관의 가치를 가장 직접적으로 알릴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 한국 도서관에서도 하고 있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뉴욕에서 at 2008/09/05 02:30
5시 땡 하면 아이 픽업을 위해 마구 달려 나가야 하는 저 같은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친절이네요. 저는 나이가 들수록 듣기보다 말하는 사람이 되어 가는 것 같아 내심 스스로를 다잡고 있답니다. 역시 좋은 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9/05 04:58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이 픽업 이야기를 하시니 제 동료 사서가 떠오르는 군요. 부부가 모두 사서인데 이 친구는 5시까지 참고 봉사대에 근무하는 날은 양해를 구하고 10-15분 전에 길을 나섭니다. 어린이 집에 맡긴 아이를 부부가 번갈아 가면서 찾아 와야 하는데 늦는 경우 10분 단위로 추가 요금을 받다 보니 부리 나케 달려가더군요.
Commented by 컴속의 나 at 2008/09/05 19:0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위의 에피소드들은 감동적인 소통의 사례로 마음에 따뜻하게 와 닿는 군요. 도서관이 단순히 지식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혜와 삶의 태도와 가치를 체화하는 경건한 공간이란 느낌이 강하게 전달되는 군요. 책을 통해 인간과 인간이 소통할 수 있는 이런 도서관들이 우리 사회에서도 많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9/06 10:12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도서관은 책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곳입니다. 저자와 독자가 만나기도 하지만 독자끼리도 만나고 또 독자와 사서가 만나기도 하는 곳이지요. 그러한 '"소통"을 통해 훨씬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혼자 '꿈'꾸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liesu at 2008/09/06 10:52
연세많으신 분들을 만날 일이 많이 있는데, '어디서 왔냐고?' 는 질문을 여러번 받았어요. 다들 '그리스, 영국, 폴란드 등' 이민자분들이시더라구요. 수십년전 본인들이 호주에 오셨던 이유들을 짧게나마 항상 질문에 이어 듣게 되는데, 떠나온 사람 마음은 떠나오신 분들이 역시 잘 아시더라구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9/09 05:47
오히려 같은 또래의 외국인들보다 이민을 온 그런 분들과 이야기가 더 잘 통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리고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비록 얼굴색도 다르고 하는 말은 달라도 세상살아가는 동안 가지는 고민과 생각들은 따지고 보면 다 비슷한 것 같더군요.
Commented by julia at 2008/09/21 01:04
사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 대화할 때도 말하는 쪽보단 주로 듣는 쪽이고 가끔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소리도 들어봐서 그런지 사서란 직업이 제 적성에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가끔 전공공부하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습니다만..ㅠ_ㅠ) clio님 블로그에 오면서 진정한 사서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어깨너머로 조금씩이나마 배워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감사드리구요^^ 저 또한 clio님이 올리시는 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이 달아주시는 댓글에서도 느끼는게 많습니다. 요새 들어 clio님은 어떤 분이신지 실제로 한 번 뵜으면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는..^^;;
Commented by Clio at 2008/09/22 10:14
한 번 기회가 된다면 저도 뵙고 싶군요.^^ 나중에 한국에 가면 그럴 기회가 있지도 않을까 싶습니다. ... 때로는 책보다 사람을 상대하는데 더 많은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곳이 도서관이기도 합니다. 결국 도서관이라는 기관이 책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에 더 비중을 둡니다. ... 도서관학과에서는 배우기 힘든 것들이 바로 이와 같은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이지요. 실제 업무에서 실수를 해가며 익히는 방법 외에는 달리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어느 정도 이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당장 내 앞에서 화를 내고 계시는 이용자 분들을 대하면서 몸으로 배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요. ^^
Commented by 괴짜사서 at 2008/10/29 13:45
항상 이 문제에 대해서..생각한게 많았습니다...
학생시절에는 사서는 왜 먼저 말을 걸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제가 먼저 이용자분들에게 말을 먼저 걸곤 하지요...
공공도서관 자료실에서 근무하다보니..
성인분들에게 말걸기 쉽지는 않지만...
도서관을 이용하시는 분에게 퇴직할때까지 먼저 말을 하고 싶네요...
항상 잘보고 가기만 했었는데...
공감가는 글이 올라와서 조금 적고 갑니다...
앞으로도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10/30 00:53
반갑습니다. 도서관에 계시는 분이라 그런지 더욱 반갑네요. 사서가 먼저 말을 걸다보면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더욱 가깝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블로그에 들렀다가 "도서관인이 되려면 책을 좋아할 것이 아니라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 " 는 글귀를 보고 심하게 공감했습니다. 정말 그렇지요, 사람에 대한 사랑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앞으로 자주 놀러가겠습니다.
Commented by 미도리 at 2008/11/05 15:10
너무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제 블로그 발굴 추천 블로그에 추천했습니다 ^^
트랙백 걸고 갑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11/06 02:18
트랙백 감사합니다. 그리고 너무 좋게 소개를 해 주셔서 얼굴을 들지 못 하겟습니다. ^^
Commented by 괴짜사서 at 2008/11/21 11:40
아직은 2년밖에 경험이 없는 사서이다 보니..
배울게 정말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공공도서관 업무에 대해 보여주시는 분들이 많이 없다보니..
블로그를 개설하게 되었구요..
저도 배우고 같이 공공도서관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나 문헌정보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고자 스크랩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배우는 단계라 제가 글을 올리는 것도 많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하구요...
한번씩 들릴 때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앞으로도 좋은 말씀 부탁드릴게요^^
Commented by Clio at 2008/11/22 12:02
늘 찾아 주시고 또 좋은 말씀 해주셔서 제가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같이 의견을 나누다보면 좀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우리의 현실을 바꿀 방법도 나오겠지요. 저도 자주 놀러가겠습니다. ^^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