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의 스캔들 (The Other Boleyn Girl, 2008)
영화 이야기 2008/08/18 17:29나탈리 포트만과 스칼렛 요한슨이 나온다고 해서 꽤 기대했던 영화. 아마, 이 영화를 기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여자배우 때문에 그랬을 것 같다. 두 배우 모두 아름답고 매력적이기 때문일텐데, 내가 생각하기엔 영화의 진행을 끌고 나가는 캐릭터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탈리 포트만의 대표작하면 레옹, 스타워즈 에피소드 1,2,3, 브이 포 벤데타, 클로저가 떠오른다. 주로 맡은 배역은 겉은 강해 보이지만 약한 느낌? 이 영화에서도 얼추 비슷한 느낌을 준다.
스칼렛 요한슨의 영화하면 아일랜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블랙 달리아 같은 영화들이 떠오른다.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아서 보는 재미는 좀 주지만 뭔가 연기를 잘 한다는 느낌을 주진 못 한다. 외모에 가리는걸까? 이 영화에서도 좀 그런 느낌이다.
이런 두 주연들이라 그런지 뭔가 영화에 중심이 좀 부족한 느낌이다. 영국의 왕인 헨리 튜더 역할로 에릭 바나가 나오긴 하는데 에릭 바나도 주연급 캐릭터의 느낌을 주진 못 하는 것 같다. 트로이에서 아킬레우스에게 죽어서 마차가 끌려가던 게 너무 컸나?
영화 자체는 영국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것이니 역사 한줄을 배운다고 생각하면 맘음 좀 편할 것 같다.
왕의 아들을 낳기 위해 벌이는 궁녀들의 암투는 우리나라 사극에서 지겹도록 나오는 것들이니,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진부한 주제로 느껴질 확률이 클 것 같다. 아침 드라마를 보면 도대체 몇각관계인지 파악도 잘 안 되는데 이건 그에 비하면 너무 단순한 느낌마저 준다.
욕심을 부리던 앤은 왕비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결국 사형을 당하고, 큰 욕심 안 부린 메리는 결국 편안하게 여생을 마감했더라는 권선징악적 결말을 보여주지만 가만히 보면 '과연, 메리가 욕심을 안 내서 행복했던 것일까... 정말로 현명했던 것은 메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물론, 아주 잠깐이다. 그렇게 메시지가 강하진 않다. 아무튼, 영국의 여왕이 되는 것은 앤의 딸이며 그 딸은 커서 영국 최초의 여왕 엘리자베스 여왕이 된다.
잘 모르던 영국의 역사를 알게 된 점은 좋은 것 같다. 멋지게 디자인 된 의상들도 괜찮지만.. 요 근래 어톤먼트, 오만과 편견, 비커밍 제인을 봐서 그런지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중세무렵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을 보면 가끔 의류브랜드가 보여주는 드레스 전시회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아무튼, 이 영화는 별로 기대 안 하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